일과 삶, 공간에 대한 세 명의 이야기 HOME WORK : The Ways of Life 2024년 봄과 여름 사이, 조희진 · 남필우 · 동이화의 일과 삶 |
2024년의 어느 날, 조스라운지 (JO’S LOUNGE)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자신들의 공간에서 일을 하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슬며시 들여다보는 감각으로 말입니다. ‘나의 환경과 공간에 관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로서, 그것이 중요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간을 기록하는 것이지요.일과 공간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면서도, 꾸준히 해야 하는 일종의 숙제 같은 느낌을 은유하여 제목은 홈 워크 (HOME WORK) 로 지었습니다. 조스라운지는 오랜 고객과의 대화에서 파자마(Pajama)가 지닌 가능성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집이 아닌 곳에 방문할 때 — 이를 테면 여행 갈 때 — 파자마를 챙긴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파자마가 내가 지금 있는 공간을 집처럼 만드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처럼 말이지요.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작업과 요즘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이때 파자마는 자신이 지금 있는 공간을 편안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공간은 집이기도 하고, 집 안에 마련한 작업 공간일 수도 있으며, 또는 집과 떨어진 한적한 작은 공방이기도 합니다. 일을 하고, 이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하나하나는 모두 삶과 일, 또 이를 담아내는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을 담고 있습니다.글 : 홍석우 (The NAVY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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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진 Jo Heejin
" 그냥 봤던 것
같아요, 뭔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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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조희진을 만난 것은 오래전, 친한 친구가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였다. 그는 아직 학생이었고, 그 어떤 일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연예계와 패션계의 경계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었다.
이후 오랜만에 방문한 친구의 사무실에서 그때 그 학생이 친구들과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조희진이 도예를 전공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무척 뜻밖이라고 느꼈으나 —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 그가 친구들과의 아지트 같던 공간을 떠나 자신만의 작업실을 마련한 이후, 어떤 도예 작업을 하는지 알게 되었을 때는 생각이 달라졌다.
웬만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살지 고민한다. 일찍 발견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다. 세상의 다양한 층위 중 일부를 경험한 이후 조희진은 흙을 만지고, 도자기를 굽는 일로 돌아왔다. 때때로 그는 사람들에게 도예의 방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고, 그것이 쌓이는 동안 알음알음 그의 작업에 깊은 애정을 지닌 이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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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필우 Nam Pilwoo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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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필우의 명함 양면에는 여러 가지 직함이 있다. 먼저, 그는 자신이 직접 세운 출판 및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폴라웍스아트코 (POLAR WORKS ART CO.)의 설립자이다. 또한, 필름 사진을 중심으로 펼치는 < 헵 매거진 (hep Magazine) > 의 발행인이다. 사람들의 삶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음악과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비지엠 매거진 (BGM Magazine)>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구독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널리 알리는 핀즐 (Pinzl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와 이제 막 (원래 한국 나이로) 일곱 살이 된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아빠이자, 남편이다.
오래 해나간다는 목표로 남필우는 종이로 만든 책을 펴낸다. 편집 디자인과 글을 도맡으며,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한 브랜딩과 아트 디렉션 작업도 함께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선과 삶을 잘 알고, 또 그 안에 있는 작거나 커다란 우주를 즐기며 사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이 있는 집에서 자란 그는 세계를 향한 낭만 같은 걸 항상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가 일을 하고 삶을 꾸리는 공간 곳곳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이자, 실시간으로 흐르는 추억과도 같다. 그의 작업들과 말투에 사람 냄새가 난다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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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화 Dong Yihwa
"그림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하나 자국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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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화 작가는 ‘흔적’과 ‘자국’으로 개인의 감각과 시간을 시각화한다. 왜 우리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가? 하나의 개인 안에서조차 무수히 상대적인 시간을 경험하는가? 누군가, 또 언젠가 머릿속에 떠올려봤을 법한 질문들은 산들바람에 날리는 무형의 언어가 되어 얇은 종이 — 그의 화면 안에 — 서서히 흔적으로 자리매김한다.
사실, 아이를 키우며 집 안의 작업실과 근교의 산책길, 때로는 계곡 혹은 동네 놀이터의 벤치 같은 데서 틈틈이 작업과 구상을 병행하는 그의 하루는 전형적이지 않다. 어디에 있든지 그는 작업의 소재를 채집하는 유연한 방식을 취한다.
자신의 관심사에 정갈하게 집중하고,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사이에 ‘균형’을 잡는 여정은 작가가 시간을 탐하는 철학적인 시도임과 동시에, 삶 자체를 마주하는 가장 현실적인 순간이다. 동이화는 시간의 길이, 무게, 질감, 색을 자신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 남들이 지나치고 마는 순간, 수집한 파편들은 시간과 시간 사이, 아름답고 묘한 오브제로 자리 잡는다. 오롯이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감각으로, 시간의 형태를 발견하고 확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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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WORK BOOK
(LIMITED EDITON of 200)
비매품으로, 앞으로 기회를 만들어 차근히 배포하려 합니다 :)
책과 포스터 디자인 : CCCG (박세연, 이민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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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톡 14화 'HOME WORK : The Ways of Life' 어떠셨나요?
라운지 톡은 멤버들의 피드백을 통해
완성되는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화에서 좋았던 점 혹은
아쉬운 점, 팀 조스라운지에게
하고픈 말까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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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B YOO | DESIGN JR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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